6차 대멸종, 이미 진행중(1)

무서운 멸종속도 경악

 

 벌써 끝이 보이는 게 아닐까? 지구 역사상 제6의 대멸종 사태가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그 끝도 보이는 듯하다. 물론 한 두 해 앞이 아니라 몇 백 년 안에 올 끝이다. 어쩌면 이번 세기 안에 인류 모두가 경악하지만 결코 멈출 브레이크가 없을 정도로 진행될 지 모른다. 이런 속도는 지구 생태계가 감당해 본 적이 없다. 과학의 진보를 믿고 싶지만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몇 십년 전부터 학자들은 ‘기적의 암 치료제’를 외쳐 왔지만 아직도 겨우 완화시키는 정도다.

 대 멸종은 지난 45억년 지구 역사에서, 그리고 38억년 전 지구에 생명체가 탄생한 뒤 5번이나 일어났으니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생명의 역사에서 수없이 많은 종들이 생겨났다가 사라진다. 자연적으로 생물종이 사라지는 비율은 1백만년 마다 10%, 1천만년마다 30%, 1억년 마다 65%다. 누군가 사라지면 그 빈자리를 다른 생명들이 채웠다.

 이와 달리 5번의 대 멸종은 훨씬 짧은 지질학적 시간에 훨씬 높은 비율로 생물종이 사라지는 경우를 말한다. 급격한 기후변화가 중요 이유다. 짧은 시간이라 함은 몇 백 년이 아니라 몇 천 년에서 몇 백만 년을 말한다. 1백만 년에 80%가 사라진다면 자연적인 멸종 속도에 비해 적어도 8배 빠르다.

 대량 멸종은 속도와 비율로 분류한다. 얼마나 짧은 시기에 진행됐는지, 몇 퍼센트의 종이 사라졌는지를 통해 대멸종 사태를 정의한다. 학자들은 ‘대멸종’을 종의 75% 이상이 약 2백만년 내에 사라진 것이라 본다. 이런 이변은 기후의 급격한 변화, 대규모 화산활동이나 산성비 등 환경 변화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다섯번의 대 멸종을 자세히 살펴보자.

 약 38억년 전 처음으로 바다에서 생명체가 탄생한 뒤 약 34억년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그 동안의 생명체는 박테리아처럼 화석화 되기 어려운 생명들이어서 대 멸종이 있었는지 알기 어렵다. 그러다 지질학적으로 확인될 수 있는 대 멸종 사건은 4억5천만년쯤 전 처음으로 일어났다. 바다에 번성하던 여러 종류의 삼엽충, 조개류(완족류), 원시 척추동물, 산호 등 85%의 생명이 갑자기 사라졌다. 당시 약 1~2백만년 동안 지각변동 등으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감해 빙하기가 닥쳤다. 해수면이 급속이 낮아지며 간신히 15%만 살아남았다.

 이후 남은 15%의 생명체는 약 1억년 동안 번성하고 진화를 거듭해 다양성과 개체수가 회복됐으나 지표면을 덮은 식물들이 번성하며 공기중 이산화탄소를 대규모로 포집했다. 식물들이 만들어낸 영양소가 흙과 함께 바다로 흘러들어 바다 속은 조류가 번성, 무산소 상태를 만들었다. 이산화탄소 감소로 인한 빙하기와 바닷속 산소 부족으로 인한 해양생물의 집단 폐사가 이어지며 삼엽충, 완족류, 어류, 대형 양치식물 등 생물종의 75%가 사라졌다. 2천만년 동안의 생태환경 ‘급변’으로 두번째 대 멸종이 일어났다.

 남은 생명들은 다시 1억여년 동안 번성했다. 2억5천만년 전, 이번엔 시베리아에서 대규모 화산활동으로 시베리아를 뒤덮을 정도의 용암 분출이 이어졌다. 250만년 동안 계속 용암이 울컹울컹 쏟아져 나왔다. 여기에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대기를 채워 온난화가 진행됐고 유황이 바다로 쏟아져 바다는 산성화 됐다.  바다 생명의 90~96%, 육지생명의 70%가 사라졌다. 3차 대멸종이었다.

 이후 생명들은 또다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번성하며 5천만년이 흘렀다. 2억년 전 지구에는 다시 생물들이 번성했다. 그런데 이번엔 대서양 가운데가 갈라지며 바닷속으로 용암이 끓어 올랐다.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바다와 대기로 섞여 들었다. 결과는 그 전처럼 급격한 환경변화로 대규모 파충류 등 육지 생물과 바다의 포식자인 암모나이트 등 바다 생명도 거의 사라졌다. 어룡 같은 바다의 대형 파충류도 사라졌다. 육지를 덮었던 대형 양치식물도 이 시기에 거의 사라졌다. 50~1백만년에 걸쳐 대멸종이 진행됐다. 4번째였다.

 이런 대 멸종 이후 땅은 드넓었고 바다는 텅 비었으니 살아남은 것들의 개체수 급증과 새로운 생명의 출현은 당연했다. (다음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