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우리도 제왕나비 길러요”
HNET, 멸종위기종 제왕나비 보호 캠페인
제왕나비(Monarch Butterfly)가 돌아왔다. 단박에 눈길을 사로잡는 밝은 형광 주황색 날개를 퍼덕일 때마다 그 흔적은 직선을 그리며 수 없는 꺾여진다. 짝을 만나면 날개 짓은 달라진다. 더 정교하고 더 짧으며 더 힘차다. 그리고 향기로운 꽃을 찾아 앉는다.
제왕나비는 멕시코에서 겨울을 나고 봄과 여름, 미국 대륙을 3대에 걸쳐 북상한다. 그 3대 동안의 나비 수명은 한달 남짓. 그 짧은 기간에 알을 낳고 죽기를 3번 반복한다. 초여름 쯤 온타리오와 퀘벡, 대평원, 대서양 연안주까지 올라온 3세대가 한여름 낳는 4세대는 여름부터 다음해 봄까지 7-8개월이나 사는 장수 세대다. 심지어 멕시코까지 4천 킬로미터의 장거리 이동도 한다.
제왕나비는 지난 겨울, 사상 두번째로 개체수가 적었다. 멕시코의 국가보호지역위원회 전문가들은 멕시코에서 겨울을 나는 제왕나비 군집의 개체가 무려 59%나 줄어 기록이 시작된 이래 두 번째로 낮았다고 관측했다. 로키 산맥 동쪽에 서식하는 제왕나비는 가을이면 모두 멕시코시티 근처의 소나무와 전나무 숲으로 모여든다. 그곳에서 겹겹이 나뭇가지에 붙어있어 겨울을 난다. 나비의 무게로 나뭇가지가 부러질 만큼 군집을 이룬다. 따라서 개체 수 관측은 나뭇가지에 나비가 덮인 산림지역 면적을 기준으로 한다. 나비가 덮은 산의 면적은 지난해 겨우 0.9 헥타르(약 2 에이커)에 불과해 그 전 해의 2.2 헥타르보다 급감했다. 관측 이래 가장 적은 면적은 2013년 겨울의 0.67 헥타르였다가 이후 점차 회복했었다.
로키 산맥 서쪽편에 있는 제왕나비는 캘리포니아 지역으로 모여들어 겨울을 나는데 이곳도 지난 겨울 개체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관측됐다. 2022년 겨울엔 그 전해에 비해 35%가 증가했었다.
전문가들은 월동지 산림에서 불법 벌채가 늘어나고 기후변화로 서식 환경이 달라질 뿐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 농지에서 제초제 사용으로 애벌레의 먹이가 되는 밀크위드라는 풀이 사라지는 등 여러가지 인간활동에 의해 일어난다고 보고 있다.
제왕나비는 밀크위드에만 알을 낳는다. 애벌레가 독성이 있는 밀크위드 잎을 먹어야 다른 포식자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독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다른 풀을 먹으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 자연 상태에서 애벌레가 나비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은 겨우 1~3%. 나비 한 마리가 200~300개의 알을 낳으니 한 마리가 두세 마리로 늘어난다. 그러나 나비가 돼서도 다른 곤충이나 새들로부터 먹히니 실제 개체수는 조절된다. 새들이나 곤충은 몇 차례 이들을 먹어본 뒤에야 독성이 있음을 알고 조심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이미 많이 먹혀버린다. 이런 것들이야 자연의 원래 속성이지만 제초제 사용과 초지를 농지로 바꾸며 제왕나비의 서식지가 급격히 감소해 인간의 활동으로 멸종위기종으로 내몰리게 된 것이다.
토론토생태희망연대(HNET2050.org)는 미국 캔사스대학에 기반을 둔 모나크 보호 단체(Monarchwatch.org)의 활동에 참여하고 한인사회에 보호 캠페인을 벌인다.
HNET 활동가들은 뉴튼빌 생태농장 밀크위드 밭에서 알을 채취해 무료로 나눠준다. 그리고 참여자가 알에서 애벌레로, 애벌레에서 고치로, 고치에서 나비로 변화되는 과정을 집안에서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런 변화를 불과 4주 정도에 지켜볼 수 있으며 모든 과정에서 감동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아이가 다 커버린 성인도 생명을 길러보는 감격과 경외감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다만 아이들에게 어린 시절부터 자연과 접하고 자연의 경이로움을 알아가며 연약한 애벌레 한마리의 소중함과 그로부터 교감하게 된다면 앞으로의 삶이 더욱 풍성해지지 않을까. 또 지구의 자연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도 커질 것이다.
알을 받기 위해서는 HNET모나크 활동가 윤경희 씨에게 연락하면 된다 (카톡 계정: anewhee@naver.com 647-461-9422-문자). 자세한 내용은 HNET 홈페이지(https://hnet2050.org/2024/07/22/monarch-butterfly/)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정필립(토론토 생태희망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