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청정 전력 투자 화석전력 보다 열배 많아
세계는 재생에너지 열풍, 온주-한국은 거꾸로
지난 12개월 간 전 지구 평균기온은 인류 역사상 처음 겪은 고온을 기록했고 그 결과 북남미와 중국, 인도 유럽 등 세계 모든 대륙에서 역대급 폭염과 홍수 가뭄 은 이제 일상이다. 이런 우울한 소식 가운데 그나마 작은 위안을 주는 뉴스도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에너지 투자는 2024년에 처음으로 3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중 2조 달러가 청정 에너지 기술 및 인프라에 투자될 것이다.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가속화되면서 이제 석유, 가스 석탄에 대한 총 투자를 훨씬 앞서기 시작했다. 과거 금융기관들은 석유 가스에 대한 투자를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았으나 이제 그 반대가 되고 있다. 게다가 캐나다의 로열뱅크 같은 탄소 에너지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금융기관들은 소비자들의 외면을 자처하고 있다.
석탄 오일 등 탄소 에너지에 대한 투자와 생산 운송 비용은 점점 올라가지만 재생에너지의 생산 비용은 수십년 째 아주 빠른 속도로 내려가고 있다. 지난 2년간 태양광 패널 생산 비용은 30%가 낮아졌다. 매년 10% 이상씩 낮아지고 있다. 게다가 같은 면적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발전효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고 심지어 기술적 한계치로 예상돼 온 발전효율 35%에 육박하는 패널이 실험실에서 입증되고 있다. 현재 시장에는 20%대의 효율을 가진 패널들이 대세다. 2023년 풍력 및 태양광 발전에 투자된 1달러는 10년 전 같은 기술에 투자된 1달러보다 2.5배 더 많은 에너지 생산량을 기록해 재생에너지의 투자 효용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또 간헐성을 극복하기 위한 배터리에 필요한 광물질의 가격도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리튬 이온 배터리에 대한 기술 혁신이 이어지며 효율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이다. IEA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역할이 탄소제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2030년까지 지금보다 최고 40% 이상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EA의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국제 에너지 및 기후 목표를 달성하려는 계획은 세계가 배터리를 충분히 빠르게, 적어도 현재의 6배로 확대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라며 “배터리 기술과 시장은 우리 눈 앞에서 게임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IEA연례 세계 에너지 투자 보고서는 또 에너지 투자 흐름의 불균형, 특히 중국을 제외한 신흥개발도상국들이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지지부진 한 것에 대한 지속적 경고를 해왔으나 올들어 이에 대한 기대가 다소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4년 청정 에너지 투자는 2020년 대비 50% 이상 증가한 3,2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이는 선진국(50%)의 성장률과 비슷하지만 중국(75%)에는 아직 뒤처지는 수준. 올해의 급증은 주로 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 증가에 따른 것으로, 국가 전체 전력부문 투자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인도, 브라질,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 및 아프리카의 진전은 새로운 정책 이니셔티브, 잘 관리된 공공 입찰, 개선된 전력망 인프라를 반영하고 있다. 2024년 아프리카의 청정 에너지 투자액은 400억 달러 이상으로 2020년의 거의 두 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성장은 매우 취약한 사회 간접시설 하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효율면에서 뒤쳐지고 있다.
에너지 중 전력만으로 보면 2015년에 청정 전력에 대한 투자가 화석 연료 전력 투자보다 두배였으나 올해는 열배로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태양광 만으로도 전체 전력 수요를 감당할 정도가 됐다. 다만 전력 시장 수익 가능성을 유지하고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저장 용량 증설에 대한 보완이 과제로 남아있다.
한국이나 온타리오주도 더 이상 원자력이나 화석연료 발전산업에 대한 투자를 멈추고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