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2 농도, 증가율 사상 최고
탄소 감축 노력 실패 우려
지구를 끓게 하는 가장 중요한 온실기체인 이산화탄소(CO2) 농도가 심상치 않다. 이와 함께 지구 평균 기온 역시 역대급으로 올라가고 있다.
지난 3월의 전세계 평균 CO2 농도는 1년 전에 비해 4.7PPM이 높았고 증가 속도도 사상 최대로 빨랐다. 4월에도 이 증가세는 둔화되지 않았다. 이전까지 탄소농도 증가는 연 평균 2~3PPM에 불과했다.
CO2 농도의 대폭적인 증가는 인류 전체가 시도하는 탄소감축 노력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에 따라 세계 평균기온은 산업혁명 이전보다 1.5도를 웃도는 결과치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 평균기온은 역사상 최고의 기온에 머물러 있다. 일평균 기온 역시 지난해 6월 이후 겨우 며칠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평균기온에서 진폭을 보이고 있어 기후학자들이 예측한 시나리오 가운데 최악의 코스로 진행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증가는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엘니뇨 기후 현상과 화석 연료 연소, 및 삼림 벌채로 인해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CO2가 대기 중에 방출되면 최소 300년에서 길게는 1만년간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기에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욕조에 물을 받으면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는 한 수위가 계속 높아지는 것처럼 CO2 농도는 높아질 수 밖에 없지만 증가 속도가 늘었다는 것은 수도 꼭지를 잠그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이 열었다는 것이다.
“올해 첫 4개월 동안의 증가 속도를 보면 정말 시사하는 바가 클 정도의 기록적인 일”이라고 UC 샌디에이고 스크립스 해양연구소의 CO2 프로그램 책임자인 랄프 킬링(Ralph Keeling)은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CO2 농도 뿐만 아니라 증가 속도에 있어서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고 놀라워했다.
전 세계 CO2 수치는 1958년 킬링(Keeling)의 아버지 찰스 킬링(Charles)이 하와이 마우나로아 화산 3200미터 고지에 관측소를 세우고 CO2 농도를 처음으로 지속적이고 규칙적으로 측정하기 시작하면서 시작됐다. 찰스 사후 아들이 이어받아 같은 방법으로 공기 샘플을 포집해 측정해 오고 있어 그 역사가 매우 길다.
그 후 세계 여러 곳에서 CO2 농도 측정이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들의 데이터는 여러 연구소가 공유하며 각 측정치를 평균 내거나 각각의 데이터 값을 연속적으로 기록, 상호 교차 검증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축적해오고 있다.
지난해 6월,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전 세계 CO2 농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50% 증가하여 수백만 년 만에 최고치인 421ppm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었다. 마우나 로아 화산에서 이 칼럼을 쓰고 있는 5월12일 현재 측정 발표한 수치에 428.05 PPM이다.
탄소배출의 주 원인은 화석연료를 태우며 에너지를 얻는 현대 문명의 근원에 있다. 전기와 자동차, 비행기, 선박 등 교통수단을 비롯해 시멘트 철강 같은 건축자재를 만들거나 난방용 가스와 오일을 불태우는데서 막대한 양의 CO2가 배출된다. 1톤의 휘발유로 자동차를 운행하면 2톤 이상의 CO2가 발생한다. 화학구조가 바뀌면서 원래 무게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CO2 수치가 지금처럼 높았던 적은 약 1,400만 년 전으로 현생 인류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온도다.
지난해와 올해같은 CO2의 기록적인 증가는 2016년에도 일시적으로 일어났다. 바로 강력한 엘리뇨가 일어나며 상호 작용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부터 올 봄까지 역시 엘리뇨가 발생했고 이제 라니냐가 시작되면 다시 연간 약 2~3ppm의 표준적인 증가세로 다시 돌아올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이미 양의 되먹임 현상이 시작되고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양의 되먹임이란 이미 상승한 기온과 으로 지구 자체가 산불의 규모와 빈도를 늘려 CO2 발생을 다시 늘려간다는 뜻이다.